(2) 읽 기/마음에 담은 글들

금연

공만타 2009. 4. 25. 21:07

2009년 새해가 밝은지 3일이 됐습니다. 이때쯤 되면 갈등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데요 바로 신년계획으로 금연을 결심하신 분들입니다. 담배를 끊고 3-4일이 지나게 되면 어느새 담배에 손이 가게 됩니다. 그리고 담배를 입에 물고 주변에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음력도 있으니까. 음력 1.1일 부터는 금연을 하겠다고. 그러나 설날이 되면 아무 다 잊어버리고 여전히 손에 담배를 들고 다니죠. 저도 수없이 금연을 계획했고 실패를 하였습니다. 이처럼 담배 끊기는 쉽지 않습니다.

담배는 어떻게 끊어야 할까요.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끊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왜냐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대다수는 의지가 아주 강한 사람들입니다. 처음 담배를 배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의지가 강한 사람만이 담배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담배 연기를 한 모금 훅 들어 마시면 머리가 핑 돕니다. 심한 경우는 토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물러서지 않고 또 연기를 들어 마십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담배를 배우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의지가 강한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담배를 못 끊는다고 하여 의지가 약한 사람은 아닌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끊어야 할 까요. 우선 담배를 한 개비 꺼내서 책상위에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물어봅니다. ‘너는 누구냐, 어떤 놈이냐’ 그러면 담배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물러서면 안 됩니다. 물러서지 말고 곰곰이 생각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담배가 어떤 놈인가를?

담배는 마약입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히로뽕을 맞으면 경찰이 와서 잡아갑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히로뽕 같은 마약은 바로 효과가 나타나고 몸과 마음을 짧은 기간 안에 망치지만 담배는 서서히 몸에 침투합니다. 담배가 무엇이라는 것을 알아야만 금연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냉철한 이성’에 의해 담배의 정체를 파악하면 이제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담배를 끊게 되면 금단현상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금단현상은 허구입니다. 니코틴이 담배를 피게 하기 위해 마음을 조종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은 담배가 시키는 대로 머리도 띵하게 하고 배도 더부룩하게 합니다. 담배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머리와 배가 아픈 것이 아니고 단지 니코틴 부족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몸은 아무 이상이 없게 됩니다.

저는 6년 전 새해에 이렇게 담배를 끊었습니다. 한 20년 동안 저와 동거 동락한 담배와의 인연의 사슬을 풀었습니다. 담배에는 담배가격보다도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됩니다. 2,500원짜리 에세 담배에 세금(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국민건강진흥부담금) 1,542원이 부과되니 총 판매가격의 62%가 세금입니다. 20년 동안 담배를 피워 국가에 어느 정도 충성은 했으니 담배를 끊을 자격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물론 꿈에서도 담배를 피운 적 없습니다. 5년, 10년 끊었다가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우는 담배와의 인연을 끝냈기 때문에 다시 만날 날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담배를 끊었다고 해서 몸이 눈에 띄게 나아진 것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겨울이 되면 기관지 때문에 고생을 조금 했는데 이 증상이 조금은 개선된 것 같기는 합니다. 단지, 담배를 안 피우니까 주머니가 가벼워져서 좋습니다. 전에는 담배를 꼭 챙겨야 하니까 복장이 간편한 여름에는 담배와 라이타 때문에 주머니가 축 늘어지고 보기에 안 좋았었습니다. 그리고 퇴근하고 술한잔하고 오면 주머니에 담배랑 라이타들이 몇 개씩 들어 있어서 무겁고 지저분했고요. 그리고 하나 더 몸에서 냄새가 나지 않으니 애들이 뭐라고 안그렇더라고요.

담배를 끊어서 안 좋아진 점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열심히 일을 하다가 적당한 시간에 담배 한 대 피고 10분간 휴식을 합니다. 그런 가운데 부서간 정보교환이 이뤄집니다. 담배를 안 피니 이 그룹에 참여를 못하게 되고 정보교환의 장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가다가 커피만 들고 남들 담배 피는 것을 구경도 합니다만 이렇게 10분간 휴식시간이 없어졌으니 쉬는 시간 없이 죽어라고 일만하게 되더라고요.

저희 큰어머니는 올해 90세가 되셨습니다. 지금 홍성에 거주하시는 데 아직도 건강하십니다. 담배도 하루에 한 갑씩 피십니다. 언젠가 제가 ‘큰어머니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끊으시거나 양을 줄이셔야 되지 않아요’ 하고 말한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너희 큰아버지도 죽고, 너희 엄마 아버지도 죽고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이 담배 밖에 없는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된 친구를 버리겠니’하시더라고요. 맞는 말씀입니다. 사람에 따라 담배를 피워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초 오상순도 담배를 그렇게 많이 피웠지만 살만큼 살았다고 합니다.

제가 금연에 대해 말씀드린 것은 담배와의 오랜 인연을 이제는 끊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면 혹시나 제 경험이 도움이 될까 해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새해에는 긍정의 선택을 하셔서 행복의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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