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읽 기 296

*입전수수(入廛垂手)의 세계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 없이 절대로 성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있다 하루에 현미 네 줌과 된장과 소량의 푸성귀를 먹고 무슨 일이나 자신의 셈에 넣지 않고 잘 보고 잘 듣고 알고 그리고 잊지 않으며 들판 소나무 숲 그늘에 억새 지붕을 인 작은 오두막에 살며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봐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을 베어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이 있으면 가서 무서워할 거 없다고 말하고 북쪽에서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가서 부질없는 일이니 그만두라고 말하고 가물 때는 눈물 흘리고 추운 겨울에는 울먹울먹 걸으며 모두에게 멍청이라 불리며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 요코야마 고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