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읽 기/마음에 담은 글들

아프고 나서

공만타 2009. 4. 25. 21:59

근 한 달 만에 이 자리에 섭니다. 오랜만에 나오니 새로운 분들도 많이 계시고, 정다운 얼굴도 다시 뵙게 되니 반갑고 제 기분도 좋습니다.
그동안 사무실 일이 바빠서 못 나왔으나 나머지 한 주는 아파서 못 나왔습니다.     매주 토요일 마다 이곳에 와서 좋은 분들을 뵙고 말씀도 들으면서 기를 받아가며 생활했는데 3주간이나 쉬었으니 기가 다 떨어져서 그런가, 많이 아팠습니다.
위염에 몸살이 겹쳐서 일주일간 죽만 먹고 한 이틀 밤을 헛소리하다가 며칠 전 가까스로 기운을 차렸습니다. 위염이야 대한민국 사람 90% 이상이 있다는 증상이고, 몸살은 병도 아닌데 뭘 그런 것 가지고 꾀병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저도 몸살을 이렇게 심하게 앓았다는 것이 지금까지 믿기지 않고, 이렇게 아팠던 적도 처음입니다.
저는 대전 집을 떠나 충남 홍성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관계로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밤에 누워있는데 헛소리만 나오고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는데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그래서 이대로 있다간 뭔 사단이 나겠다 싶어서 제 정신이 잠깐 들었을 때 샤워를 하고 옷을 추스려 입고 숙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숙소 근처에 용봉산이 있는데 산에 올라가서 정신을 차리려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밖에 나왔는데 깜깜하고 몇 시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한 다섯 걸음 떼니까 더 이상 못 걷겠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숙소로 기어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틀 밤을 헛소리 끙끙거리며 앓았고, 3일 밤을 식은 땀 쭉쭉 흘리며 온 몸의 진을 다 뺐습니다.
이렇게 앓고 나서 얻은 교훈이 있어 여러분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하나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뱃살을 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주일간 죽만 먹고 진을 다 빼니 뱃가죽이 쑥 들어갔습니다. 대신에 자동적으로 걸음걸이가 바뀌더라고요. 노인 분들이 왜 어깨를 꾸부정하고 걷나 이해가 됐습니다.
둘째는 아프기 전에 몸을 잘 간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계속 받았는데 적기에 해소해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아프게 돼서 생활도 불편했지만
신체기능이 떨어져서 온 몸의 신체기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고요. 소화가 안 되는 것은 물론,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말도 제대로 안 나오더라고요. 병신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했습니다.
내가 몸 관리를 잘 못해서 아프게 된 것이고, 그 결과 내 것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할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내 몸에는 내게 아닌 것이 딱 하나 있잖아요.
하여튼 제 몸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저랑 관계자 신분에 있는 사람과 공동 소유이니 책임감을 가지고 잘 간수해서 아프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환절기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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